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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18. 23:33 - 가루비0404

[규현/은혁] 이별준비

 

 

 

이혁재. 뭐해. ”

쓰읍. 까분다, . ”

 

 

 

짐짓 화난 척을 하며 낮게 울리는 혁재의 목소리에 규현이 아이이이잉하고 가식적인 애교를 부리면서 혁재의 허리를 뒤에서 끌어 안았다. 워낙 자주 있는 일이라 혁재는 규현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으며 끓는 물에 라면 후레이크를 털어 넣으려다 동작을 멈추곤 제 어깨에 머리를 대고 있는 규현에게 물었다.

 

 

 

너도 먹을래? ”

먹을까? ”

너 저녁도 안 먹지 않았어? ”

. 그래, 그럼. 먹자. ”

 

 

 

군입대를 앞두며,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져서인지 수면패턴이 바뀌어 새벽 네 시, 다섯시에 자는 일이 빈번해졌다. 혁재와 같은 숙소를 쓰고 있는 규현 역시 개인 스케줄이 이전에 비해 조금 줄어듦에 따라 한동안 일 때문에 못했던 게임을 다시 시작했기에 혁재와 얼추 시간이 맞았다. 그 때문인지 낮에 스케줄이 있는 날이면 대기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아대는 탓에 정수는 조만간 저 숙소를 한 번 엎어 놓아야겠다 생각하다가도 얼마 안 있으면 비워질 숙소가 처연하게 느껴져 이내 생각을 접곤 했더랬다.

결국 새벽 335, 자극적인 냄새의 라면 두 그릇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다른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면, 뭐하러 굳이 설거지거리를 늘리냐며 냄비 채로 들어다 놓고 먹을텐데, 제가 원하는 적정량을 먹어야 하는 혁재는 늘 이렇게 각자의 양을 정확히 그릇에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재의 것보다 제 것이 더 많아보여 규현은 혁재 몰래 웃었다. 이 형이 그래도 막내라고 나를 늘 챙기긴 한단 말이야, 싶어서.

 

 

 

우리 배추김치 다 먹었나봐. 없네? ”

, . 이모님이 내일 윗층숙소 이모님이랑 같이 김치 담그신다더라. ”

 

 

 

남자끼리 나 더 먹으라고 덜어준 거야? 고마워하는 식의 말을 주고 받는게 어쩐지 꽤 낯간지러운 느낌이라 규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젓가락을 들었다. 그리고는 꽤 뜨거울 라면을 한 입에 호로록 삼키는데,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 오느라 자리에 조금 늦게 앉은 혁재가 그런 규현을 내려다보며 웃었다. 그래도 맘에 들었나 보네. 별 말 없이 먹는 거 보면.

 

같은 그룹의 멤버가 된 지가 벌써 몇 년째. 같은 층의 숙소를 사용하게 된 지가 또 몇 년째. 그리고, 이 넓은 집에 둘만 남아 살게 된 것도 또 얼마.

이젠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서로를 배려할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만큼 서로의 마음이 깊어진지도 몇 년.

 

 

 

 

 


 

 

 

 

 

 

이럴 줄 알았어, 내가... ”

 

 

 

얼마 전, 집밥 백선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닭갈비를 만드는 걸 보더니 저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는지 평소 요리는 잘 하지도 않던 규현이 숙소로 멤버들을 불러 모았다. 그 날 저녁부터 단체 스케줄이 있었던지라 멤버들과 함께 숙소에서 점심을 먹고 다같이 샵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허나 어젯 밤, 혁재와 라면을 끓여 먹은 뒤, 새벽 다섯시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규현이 제 시간에 일어날 리 만무했으니, 결국 어쩐일인지 11시까지 착실하게 모두 숙소에 모였던 멤버들은 거실에 모여 앉아 혀를 끌끌 차며 뭘 시켜 먹을지 고민중이었다.

 

 

 

, 일어나라고. 이혁재애애애애. ”

 

 

 

희철과 영운이 아까 규현의 방을 열어 에이씨, 너 진짜하고 한 마디씩 던졌던 것을 제외하고는 다들 규현은 건드리지 않았는데, 혁재의 방문은 아까부터 활짝 열려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10년이 넘도록 이미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혁재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 결국 동해가 혁재의 위에 포개져 누워 연신 혁재의 이름을 불렀다. 그 끈질긴 괴롭힘에 어찌 일어나지 않을 수 있으랴. 결국 기운없이 침대 매트리스를 탁탁탁 치며 항복 의사를 밝힌 혁재가 동해에게 이끌려 몸을 일으켜 침대 끝에 떨어질 듯 위태롭게 걸터 앉았다.

 

 

 

막내가 눈을 못 뜨면 네가 깨웠어야지. ”

맞아. 우린 이렇게 제 시간에 맞춰서 왔는데. ”

 

 

 

동해가 계속해서 혁재를 괴롭히고, 이어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던 시원이 혁재의 방으로 들어와 동해의 말에 맞장구를 치다 제가 마시던 커피를 혁재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아직 잠에서 다 깨지 못한 혁재가 저도 모르게 제 앞에 놓여진 빨대를 쪼옥 하고 빨았다.

 

 

 

....! ”

 

 

 

그 쓴 맛에 정신이 확 든 모양인지 혁재가 눈을 반짝 떴다. 그러자 동해와 시원이 웃겨 죽겠다며 배를 쥐고 웃었다. 그 사이, 규현도 잠에서 깬 모양인지 끼익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혁재와 규현이 각자의 방에서 얼굴이 퉁퉁 부은 상태로 느릿느릿 걸어나오자 려욱이 영운에게 기대 앉아 팔을 꼰 채 으이그, 으이그를 연발했다. 그 예민하고 극성맞은 말투가 어찌나 려욱다운지 영운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려욱을 한 번 돌아보았고, 종운이 손을 뻗어 려욱의 볼을 잡아 당겼다.

 

 

 

니네 둘이 대체 밤마다 뭘 하길래 똑같이 이래? ”

 

 

 

한심하다고 혀를 끌끌 차는 정수의 말에 혁재와 규현이 동시에 눈을 맞추고 배시시 웃었다. 그리곤 저 멀리 부엌에서 들려오는 동해의 목소리.

 

 

 

혀엉! 얘네 둘이 밤에 라면 먹고 잤나봐! ”

 

 

 

 

 

 

 


 

 

 

 

 

 

운동을 하며 돌아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규현인지라 오늘은 그저 한강에서 바람을 쐬며 산책을 한다는 조건으로 혁재와 한강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오늘따라 라디오스타 녹화가 조금 지연이 된터라 마음이 급하다. 혁재는 상대가 약속시간에 조금 늦는다고 해서 재촉을 하거나 하는 편은 아닌지라 분명 어딘가를 혼자 떠돌고 있으리라.

 

 

 

누가 은혁 아니랄까봐. ”

 

 

 

보통 연예인들이 쉴 때면 최대한 일반인들과의 접촉을 자체하기 마련이건만, 혁재는 지난 번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때도 그러더니, 오늘 역시 홀로 한강에서 사인회를 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하나 받지 않은 채, 저렇게 신이 난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혁재는 연예인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게 분명했다.

규현이 휘적휘적 긴 다리와 팔을 흔들며 혁재 근처로 다가가자 혁재의 주변을 감싸고 있던 사람들이 규현을 발견하고는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터주었다. 그러자 혁재가 제게 다가오는 규현을 쳐다보며 싱긋 웃는다.

 

 

 

왔어? ”

 

 

 

다정하게 저를 불러오는 혁재의 목소리에 규현은 좀 더 걸음을 재촉해 혁재의 옆에 섰고, 사람들이 또 다시 이들에게 몰려들려고 하자 혁재가 예의바른 웃음을 지으며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 감사했어요하며 허리를 굽혔다.

 

이런거구나. 이렇게 연예인 은혁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다녔나보다. 어쩜 이렇게 모든 사람에게 소중할까, . 제 옆에 서 있는 혁재의 얼굴이 어찌나 말갛고 예뻐 보이는지 규현은 제 옆에서 걷는 혁재의 허리를 팔로 감쌌다.

 

 

 

뭐야? ”

우리 혁재, 오늘 예쁜데? ”

그게 어디 하루이틀이야? ”

 

 

 

새초롬한 혁재의 말투에 규현이 덩달아 하하, 소리내 웃었고 혁재는 딱히 규현의 스킨십을 떨어낼 생각이 없는 듯 오히려 규현쪽으로 가깝게 몸을 붙여 편하게 걸었다.

 

 

 

달 봐. 완전 동그랗다. ”

? 그러게. 보름달이네, 오늘. 사진 찍어야지. ”

? ”

. 보름달이랑 셀카 찍어서 이따가 인스타 업로드 할래. 달님이랑 달님. ”

 

 

 

그리고는 휴대폰을 들어 카메라를 켜고는 사진이 잘 나오는 자리를 찾아 빙빙 도는데, 그 모습이 귀여워 규현은 저도 카메라를 켜 들었다. 평소 늘 짓는 그 땡글땡글한 표정으로 빈 공간에 달님과 셀카를 찍는 혁재를 억지로 구겨 넣으니, 그새 제가 앵글에 잡힌다는 걸 눈치챈 혁재가 규현이 사진을 다 찍을 때까지 자세를 멈춰 주었다.

 

 

 

우리 사진 지금 올릴까, ? ”

너도 올릴거야? ”

. 형은 달님이랑 달님. 난 달님이랑 달님이랑 규님. ”

 

 

 

훌륭한 작명센스라며 박수를 짝짝 쳐 주는 혁재를 뒤로 하고 트위터에 올릴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데. ....., 이거 뭐야.

그냥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며 앞만 보고 걷느라 몰랐던 규현의 눈에 그제야 혁재의 머리스타일이 보였다. 몇 달 전부터 유지하고 있는 검은 머리색은 그대로건만, 스타일링기계로 둥그렇게 말아도 관자놀이를 넉넉하게 덮던 머리길이가 훅 짧아졌다. 머리를 자르면서 숱도 많이 쳐 냈는지 가벼워진 머리 덕에 한껏 청량해지긴 했는데 시기가 시기인만큼 규현은 괜히 코 끝이 시큰해졌다,

 

 

 

왜 잘랐어. ”

? ”

머리. ”

 

 

 

혁재가 짧아진 제 머리카락 끝을 손으로 잡아 당기며 어색하게 웃었다. 혁재의 눈꼬리에서 새어나온 웃음이 발 끝으로 톡, 하고 떨어지며 혁재의 시선도 아래로 향했다. 그러다 이내 다시 예쁜 웃음을 지으며 고갤 들었는데 규현이 어느새 혁재의 앞에 서서는 혁재보다 조금 큰 키로 혁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 ....자꾸 이렇게 혼자 준비할거야? ”

, . ”

노랗던 머리, 까맣게 염색하고. 별로 길지도 않았던 머리, 이렇게 훅 잘라 버리고. ”

그냥 때 되서 자른 거야. 더우니까. ”

형이 어떻게 생각하든, 난 그렇게 안 느껴진단 말이야. 형이 그렇게 하나, 둘 준비하는 것 같이 보일 때마다 내 속이 얼마나 내려앉는지 형은 모르지. ”

 

 

 

어이구, 우리 조규현이. 그래쪄? 혁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을 뻗어 규현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그러자 어디서 수틀렸는지 규현이 , 하고 제 엉덩이에 닿아 있는 혁재의 손을 툭 털어내고는 속도를 높여 혼자 저 앞으로 걸어가버렸다.

 

 

 

야아, 사진 올리자며. 너 트위터 올렸어? 나 아직 인스타 안 올렸단 말이야아. ”

 

 

 

혁재가 규현의 뒤를 따라 걸으며 외쳤다.

사실 규현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벌써 함께 산 지가 몇 년인데, 함께 이렇게 보내는 순간들이 지나 혁재가 먼저 군대에 가고 나면 아마 규현과는 3,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을 떨어져 있어야만 할테니 어찌 서운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같이 가, 규현아. ”

 

 

 

표현하지 못하는 그 마음까지도 혁재는 잘 알고 있었으니, 더욱 더 맘이 아렸다. 너와 난 어떻게 인사해야 할까. 어떻게 이별해야 할까.

 

 

 

 

 

 


 

 

 

 

 

 

먼저 자리를 떴던 규현은 생각보다 더 빨리 혁재에게 잡혀 주었고, 결국 둘은 또 벤치에 앉아 라면도 먹고, 음악도 나눠듣고, 밤하늘의 별도 보며 시간을 보내다 새벽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규현의 차를 탔다.

 

운전 때문에 아까 한강에서 맥주를 마시는 건 포기했으니, 집에 가면 한 캔 까야지. 규현이 물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갈증에 바싹바싹 말라오는 입술을 혀로 적시며 생각했다. 그리곤 차에 탄 뒤 쭉 조용하던 혁재를 슬쩍 쳐다보았는데 오늘 새벽부터 있었던 스케줄 때문에 제법 피곤했던 모양인지 요리 조리 흔들리며 잠에 취해 있는 작고 까만 머리통이 보였다.

짧아진 머리가 속상하기도 하고, 결 좋은 머리가 사랑스럽기도 하고 해서 규현이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그리곤 한 올, 한 올 소중하게 혁재의 머리칼을 쓸어 내리는데 왜 또 청승맞게 눈물이 나는지.

 

팬들이 요즘 형만 보면 운다고 속상해했었지, . 근데 어쩌지. 나도 울어.

 

애써 꾹꾹 눌러 참은 덕에 눈물이 방울져 흐르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눈을 깜빡거렸다가는 볼을 타고 떨어질 판이다. 결국 규현은 잠깐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렸다. 혁재는 여전히 머리를 제멋대로 움직이며 잠들어 있었기에 혹여 찬바람이라도 들어갈 새라 문을 꼭 닫았다.

문을 닫고, 차에 기대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들었더니 아까 혁재가 그렇게나 사진을 찍어대던 밝고 둥근 달이 한 눈에 가득찼다. 저 달님은 매일, 매일 제 모습을 바꿔가는데 내 곁의 달님은 한 동안 그 모습 그대로 여기에 멈춰있겠지.

 

규현의 마음 속에 하얀 울음이 차올랐다. 그러게 넌 왜 이렇게 특별해서 날 속상하게 해. 왜 이렇게 눈부셔서 날 힘들게 만들어. 차마 내보이지도 못한 마음이 서글퍼 규현은 찢어질 것 같이 아파오는 가슴을 가볍게 쥔 주먹으로 몇 번이고 두드렸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달칵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차에서 내린 혁재가 규현의 뒷통수에 대고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피곤해, 규현아? 내가 운전할까? ”

아니야. 괜찮아. . ”

 

 

 

그 말에 그래? 하고 되묻고는 머리카락을 잘라 훤히 드러난 뒷 목을 문지르며 다시 보조석에 오른 혁재를 따라 규현도 운전석에 들어가 앉았다. 그렇게 차를 세워놓고 혼자 밖에 나가 있었던 것도 이상하고, 차에 탄 규현의 얼굴이 굳어 있는 것은 더더욱 이상해서 혁재는 제 아랫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규현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자 양 손으로 핸들을 잡고 깊게 한숨을 끌어 내쉬던 규현이 혁재 쪽으로 몸을 틀고는 한 손으로는 혁재의 턱을, 또 다른 손으로는 혁재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머리 빨리 길러. ”

 

 

 

그게 그렇게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아팠어?

규현의 말에 짠한 마음과 동시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진 혁재가 푸스스 바람 빠지는 소릴 내며 되물었다.

 

 

 

어디까지 기를까? ”

우리 앙콘 할 때 정도까지. ”

나 그 때 어땠지? ”

앞머리가 눈 살짝 덮었었어. ”

 

 

 

그 말에 혁재가 힐끔, 규현을 바라보았다.

 

 

 

너 그 머리 싫댔잖아. 눈 안 보인다고. ”

 

 

 

규현이 모른 척 고갤 돌리며 속도를 높였다. 혁재가 제 머리칼을 또 다시 만지작거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한 번에 이 모든 추억과 시간을 잘라 버리는 게 무서워 앞으로도 한동안 못 해 본 헤어스타일을 다 해보고 가겠다는 핑계로 조금씩 머리카락을 자를 생각이었는데 그 때마다 이렇게 아파할 규현을 생각하니 마음이 쓰리다.

규현아, 너와 난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겠지만, 입을 열지는 않겠지만. 나도 모르게 솔직하게 불거져 나오는 이 마음을 꾹꾹 가둬 놓을 수는 없어서 서글프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 동안 너와 난 아무 말 없이, 오로지 마음만을 주고 받을테니 이 모든 것들이 응축되어 내 마음속에 다이아몬드처럼 박히길. 몇 년 후, 너와 다시 만났을 때 그 기억들이 바래지 않고 그대로 반짝일 수 있도록.

 

 

아무도 없는 새벽의 차도가 각자의 자리에 앉아 서로를 마음으로 끌어 안고 있는 가장 가깝고도 먼, 두 사람의 그리움에 젖어 촉촉하게 반짝거렸다.

 

 

 

 

 

 

 


 

혁재가 가고 나면 이어서 규현이도 떠날테고, 언젠가부터 둘이서만 숙소에서 지내고 있었던 혁재와 규현이의 마음은 또 어떨까요. 원래의 제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분명 눈에 밟힐 그 숙소를 떠올리니 제가 더 서러운 기분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서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 다 가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숙소 없어지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